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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하나] 트위터 썰 백업 4

31.

조폭 마츠카와랑 중학생 하나마키로 치유물이 보고싶다.


그런데 마츠카와 멘탈을 부셔놓고 싶으니까 마츠카와네 라이벌 갱인 네코마 두목인 쿠로오가 하나마키를 마츠카와 눈 앞에서 처참하게 찢어죽였으면. 피 토하고 쓰러지는 하나마키를 안고 쿠로오 진짜 죽일듯이 쳐다보는데 절대로 이제부터 사람 죽이지 않기로 하나마키랑 한 약속 때문에 그저 입술을 짓씹으며 쿠로오를 죽일 듯이 쳐다보겠지.


"아, 씨발... 죽일거면, 사람을 몇십명을 죽인 나같은 쓰레기를 잡아 쳐 죽이지, 왜 죄없는 애를 죽이냐고... 왜... 왜!!!"


그럼 쿠로오는 무심하게 마츠카와를 내려다보며 말하겠지.


"너, 이미 새까맣게 물들어버린 새끼가 하얗게 변할수 있을거 같아? 죽어도 못 변해. 넌 쓰레기 같은 생활이 어울린다고, 마츠카와 잇세이. 사람 죽인 손으로 사랑 따윈 못해."


그 말에 마츠카와는 못 참고 쿠로오의 목을 조름. 하지만 손은 덜덜 떨리고 있고 죽일 정도로 힘은 안 들어가겠지.


"하, 천하의 마츠카와 잇세이가 이렇게 약해빠져서야. 세이죠도 한물 갔네."

"...닥쳐."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를거야, 눈앞에서 사람 하나 지키지 못하는 조폭을 구경 하는건. 존나 웃기지? 우리 같이 사람은 손에 피 묻히고 사는 사람들이 정작 사람 하나는 못 살린다는게."

"씨발, 주둥이 닥치라고."

"넌 죗값을 치루게 될거야, 마츠카와. 죽을것 같이 내가 괴롭힐거지만, 넌 절대 안 죽을거야. 아니, 못 죽어."

"그래서, 그딴 이유 때문에, 나한테 복수하겠단 이유 때문에, 죄없는 애를 죽인거야? 이 판과 관련없는 애를?"

"장난 하지마 마츠카와. 너랑 말 섞은 인간들은 모두 그 즉시 이 좆같은 상황에 휘말리는거니까. 꿈 깨."




32.

마츠하나로 라라랜드 au가 보고싶다.


하나마키는 어릴적부터 브로드웨이를 동경해왔음. 미국에서 살던 삼촌이 한명 계셨는데, 그 삼촌이 일년에 한번씩 본가인 미야기로 돌아올때마다 그가 들려주는 화려한 뮤지컬들의 꿈을 꾸는건 언제나 하나마키의 몫이겠지. 눈이 멀듯이 번쩍이는 조명과, 그 조명들 아래서 빛나는 화려한 코스튬들, 그리고 화룡점정으로, 그 무대를 장식하는 배우들의 노래. 어린 하나마키을 매료하기엔 스테이지의 이야기들만으로도 충분하겠지. 흥겨운 고양이들의 축제, 캣츠, 내 자신을 찾는 스토리 위키드, 그리고 피눈물을 담은 혁명 레 미제라블까지. 유명하다 싶은 뮤지컬들의 대사는 거의 다 외울 정도로 하나마키는 뮤지컬을 좋아했을것임. 하지만 하나마키의 부모님은 그런 그를 그닥 달갑게 보질 못했음.


처음엔 6살 먹은 꼬마아이가 영어로 된 뮤지컬 노래들을 곧잘 불러대니까 마냥 귀엽고 뿌듯했겠지. 하지만 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는 뿌듯함 보단 걱정을 하는 하나마키의 부모님. 중학교때까지는 그래, 그저 한번 겪는 방황이겠지, 하며 걱정을 애써 눌러보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방 벽에 가득 붙여진 노래 가사들이나 뮤지컬 포스터들이 그대로니까 그때부터 하나마키의 부모님은 점점 간섭을 함. 공부는 안 하니, 노래 불러서 어떻게 돈을 벌려고, 네 누나는 지금 의사해서 승승장구하는데 넌 뭐니, 그런 어린 꿈들 이제 그만 포기할때가 됐잖아. 기어이 뮤지컬 노래들만이 가득한 하나마키의 핸드폰을 빼앗아버리고, 방에 가득 붙여진 포스터들을 다 떼버릴 정도까지 하는 하나마키의 부모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마키는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쫓을것임. 


수험 공부중에도 틈틈히 알바를 해 미국에 갈 돈을 조금씩이라도 모아보고, 피아노를 잘 치는 친한 친구에게 조금씩 피아노랑 악보를 배워갈거임. 답답한 학교생활과 부모님 중에서도 하나마키의 유일한 낙은 창문을 활짝 열고 온갖 뮤지컬 노래들을 부르는것. 언젠가 자신이 그 어릴적 꿈, 브로드웨이에 설 상상을 하며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겠지. 상상 안의 그 조명과 스테이지 위에서 빛나는 배우, 하나마키 타카히로. 그리고 그해 선생님들과 부모님의 압박 가운데 대입 시험을 본 날, 하나마키는 저녁 상에서 대폭 선언을 함. 


"저 도쿄에 갈거에요."


하나마키의 아버지는 식탁을 쾅 내려치고, 어머니는 절박하게 하나마키의 손을 붙잡겠지. 하나마키가 도쿄에 뭘 하려 가는지 잘 아니까. 


"타카히로, 다시 생각해봐, 노래는 취미로도 할수 있잖아?"

"죄송해요. 취미로는, 죽어도 못 하겠어요."

"...나가라. 가. 그리고, 성공하기 전까진 들어오지 마라."


그렇게 하나마키는 그날 밤, 옷 몇가지와 돈 조금을 든채로 집 밖을 나서겠지. 집안과의 관계를 꿈을 위해 아예 끊어버릴 각오를 하고 나왔지만 아직인 어린 하나마키에게 사회는 너무 어렵지.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북적북적한 도쿄의 빌딩들 사이에서, 하나마키는 캐리어 하나를 덜렁 들고 멍하니 어두운 하늘을 바라볼것임.  


"나, 중력을 거슬러 올라볼래.

작별의 키스를 해줘,

중력을 거슬러볼거야,

날 끌어내리진 못해."


어찌저찌 미야기에서의 알바 경력을 살려 새벽에는 편의점 알바, 저녁에는 고급 레스토랑의 웨이터 일자리를 구함. 몸에는 무리가 장난 아니게 오고, 언제나 피곤함에 쩔어 있어야 했지만 돈을 모으기 위해선 그런 방법밖엔 없었음. 방도 4명이 같이 나눠쓰는 조그만 아파트의 룸쉐어였지만 방에는 빈티지 포스터들을 가득 붙여놓은채 꿈을 점점 키워나가는 하나마키겠지. 뮤지컬 작품이 새로 선보인다 싶으면 닥치는대로 오디션을 보러 나가겠지만 언제나 하나마키는 낙방. 


그러다 어느 날, 오디션에 늦어버려 손에 커피를 하나 든채로 헐레벌떡 시부야의 횡단보도 건너는데 한 남자하고 부딪힐것임. 그 남자의 손에 들려있던 피아노 악보들은 길바닥에 흩뿌려지고, 하나마키의 흰 셔츠는 커피로 완전히 적셔짐.


"저기요...!"


순식간에 벌어진 생활에 뭐라 해보려 남자를 툭툭 치지만 남자는 헐레벌떡 도로 한가운데 떨어진 악보들을 줍고 있었음. 하나마키가 뭐라 말할 처지가 아닌게, 악보들 중 태반이 커피로 적셔져 있었고, 처참하게 구겨져 있었음. 그리고 뭐라 말할 새도 없이, 남자는 초록불로 바뀐 신호와 함께 사람들 사이로 섞여 들어갔음.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하나마키는 횡단보도 한가운데 멍하니 서 있다 자동차의 성질난 클락션 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림. 기억에 남는건 오작 까만색 곱슬머리. 오늘 하루 운 더럽게 없다 욕지거리를 뱉으며 하나마키는 오디션장으로 향하겠지. 당연히 그 꼴로 본 오디션은 떨어지고.


"야야, 하나마키 작작 좀 마셔!"

"아 몰라아아아... 될대로 돼라지..."


벌써 이번 달만 다섯번째 오디션, 그리고 그 중에 좋은 소식은 하나도 없었음. 불투명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잊어보려 하나마키가 할수 있는건 그저 술을 퍼마시는거였음. 어렸을때의 꿈이 현실이라는 커다란 벽을 상대하기엔 너무나도 작았으니까. 그날 오디션을 보자마자, 룸메이트인 이와이즈미를 무작정 끌고 자주 갔던 재즈클럽에 가서 하나마키는 그냥 독한 술만 들이켰음. 이와이즈미는 애가 무슨 상황 때문에 이러는건지를 잘 아니까 말리지도 못하고 그저 하나마키가 점점 꽐라가 되어가는걸 지켜보겠지.


"아니이-, 지인짜 너무 한거 아니냐고오-! 내가 그러케, 그러케에! 노력을 하는데에-..."


술잔을 쾅, 테이블에 내리치는 하나마키의 혀는 꼬일대로 꼬여있었음. 누가 그랬더라, 술은 마시면 자동으로 미친짓만 골라서 하게 된다고. 결국 하나마키는 서러움을 참지 못하고 엉엉 목놓아 울기 시작했음. 클럽 주인이 하나마키와 면식이 있어서 다행이지, 안 그랬다면 바로 쫓겨났을 정도로 테이블에 머릴박고 서럽게 우는 하나마키. 그러다 갑자기 하나마키는 울음을 멈추고 벌떡 일어나겠지. 이와이즈미는 당황해 다시 하나마키를 자리에 앉히려고 하는데 하나마키는 멈출 새도 없이 술이 다 깬것처럼 잔잔한 재즈 선율이 흘러나오는 피아노로 뚜벅뚜벅 걸어갈거임. 그 자리엔 까만색 곱슬머릴 가진 남자가 키를 어루만지고 있고. 그 남자의 어깨를 하나마키는 다짜고짜 잡고,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댈거임. 당황하는 남자는 무시한채.


"저어기요-! 이짜나여, 너 피아노 지인짜 잘쳐요오!! 그은데- 나 딴거 쳐주면 안돼요오-? 나 째즈 완전 시러하는데에-"


아무말이나 뱉어대는 하나마키를 당혹스럽게 쳐다보다 남자는 문득 깨닫겠지. 이 남자, 아까 부딪힌 사람인걸. 일단 헛웃음부터 나오지만 커피로 물든 셔츠와 벚꽃빛 머리는 틀림없이 눈앞의 이 진상이 아까 그 남자가 맞다는걸 증명해주겠지.


"저기요, 지금 복수하러 나온겁니까? 하나마키 타카히로씨."

"에에에- 내 이름 어떠케 알아요오...?"

"거기 면접표에 써있잖아요. 하나마키, 타카히로."

"아니, 내 이름 어떠케 아냐구요오- 네에-?"


남자는 하나마키의 가슴에 달려있는 오디션 이름표를 가리키며 말하지만 하나마키는 계속 꼬인 혀로 되물음. 꽤나 센 힘으로 잡힌 어깨에, 남자는 계속 피아노를 칠수도 없고 그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하나마키를 상대할수밖에 없었음. 하나마키는 계속 우물거리며 남자에게 이름을 어떻게 아냐고 묻지. 그러다 갑자기 하나마키가 남자 위로 풀썩, 쓰러짐. 그 상황을 계속 바라보던 이와이즈미는 상황이 심각해졌다 싶어 남자에게 연신 죄송하다 사과하며 하나마키의 뒷목을 잡고 클럽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감. 그 와중에도 아예 잠들어버린 하나마키는 계속 우물우물거리며 물음을 반복하고.




33.

제 욕구를 참지 못하고 푸는 저승사자 마츠카와gs X 귀신보는 고등학생 하나마키 마츠하나썰 (((도깨비au 아닙니다,,,,!!))


내 세계관의 저승사자물은 전생에 죽음이란것에 한이 너무 많이 맺힌 사람들이 신의 은총을 받아 영생을 누리는 저승사자로 다시 태어나는거라,,, 마츠카와는 300년전, 권력싸움에 휘말려 왕에게 사약을 명받고 죽은 사람. 


권력에 눈이 먼 오라버니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여자인 마츠카와를 이용해 먹은것. 차가운 성격의 마츠카와지만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했기에 일부러 그 점을 써먹어 마츠카와를 왕의 왕비로 보내버림. 그렇게 왕의 처남이 된 마츠카와의 오라버니는 그걸 이용해 닥치는대로 벼슬길에 올랐겠지. 머릿속엔 반역을 꾀할 작전을 세우면서.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 작전은 들통이 날거고, 제일 위중한 죄인 반역죄를 꾸민 마츠카와의 오빠는 어찌저찌 목숨만은 부지하고 도망을 침. 하지만 아무 죄도 없는 마츠카와는 그저 오빠가 그런 죄를 꾸몄다고 왕비 자리에서 쫓겨나고 사약까지 받음. 애초에 마츠카와는 왕비가 될 생각도 없었음. 말 타는걸 좋아하고, 선비 못지 않은 풍류가에다 경관을 보며 시를 쓰는걸 좋아하는 마츠카와였지만 오빠의 간곡한 부탁과 집안의 압력에 어쩔수 없이 그 길을 택한거임. 자기 앞에 놓여져 있는 사약잔을 가만히 보며 마츠카와는 속으로 곱씹음.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렇게 죽어야 하나. 그저 말놀음을 좋아하고, 내 오라버니의 야망을 한번 들어주려 거들떠보기도 싫은 길을 택한건만,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라고 내가 이리 죽어야 하나. 인생을 다시 산다면, 산을 보러가야겠구나. 반드시 내 다시 인생을 살아볼것이다.'


그리고 끝까지 왕의 명을 듣지 않는 마츠카와는 사약을 받는 대신 혀를 깨물고 자살을 택함. 쓰러진 마츠카와가 다시 눈을 떴을땐, 전혀 모르는 장소에서 깨어났지. 온통 흰 방. 그리고 눈에 들어온건 한쪽 벽에 걸린 까만 옷가지들과 갓. 천천히 일어나 그 옷들로 향하는데 저고리 사이에 편지 하나가 끼워져 있음. 펼쳐본 편지는 이런 내용이겠지.


[네 그리 산을 보고싶다면, 내 다시 보게 해주마. 널 그렇게 살게 한 사람들 전부, 찾아갈수 있게 해주마.]


평범한 사람이 봤다면 이해를 못할 편지였겠지만, 이미 다시 태어난 마츠카와는 직감으로 자기가 이제 무슨 인생을 살지 이해를 하겠지. 벽에 걸린 까만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조용히 갓을 쓰는 마츠카와. 아무런 물음도, 후회도 하지 않으며 다시는 돌아올 일이 없는 그 하얀 방을 뒤로 하고 나섬. 그리고 저승사자인 마츠카와가 처음으로 저승으로 데려갈 영혼은 바로 자신의 오라버니였음. 명부 첫 이름이 그리도 익숙한 자신의 오라버니의 이름인걸 보며, 마츠카와는 조용히 거대한 한옥 안에 자리잡은 자신의 오라버니의 침실로 향했음. 얼마만에 보는건지 감이 안갔지만, 잔뜩 늙어버린채 숨을 거칠게 들이 내쉬는 자신의 오빠를 보며 참 오랜만이다, 라고 생각하는 마츠카와겠지.


"오라버니, 잘 지내셨나요."


쿨럭이기만 하며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자신의 피붙이를 보며 마츠카와는 혀를 참. 한때 권력에 그렇게 미치고 굶주렸던 인간이, 자신의 인생을 망쳐놓은 인간이 이렇게 죽음 앞에 무너지는걸 보니 기분이 묘할거임. 아무 말 없이 갓을 숙여 자신의 시선을 가리고, 마츠카와는 입술을 가만히 뗌.


"하나밖에 없는 누이, 그렇게 첩으로 팔아버리시니 속이 시원하셨습니까."

"미안... 미안하다, 잇세이."


오라버니가 자신을 알아보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죄책감을 덜려 하는 말인지는 마츠카와는 몰랐지만 그 말은 마츠카와의 마음 속에 비수처럼 꽂혔음. 조금 더 갓을 숙여 얼굴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마츠카와의 뺨 위로 한 줄기 눈물이 주륵, 하고 흘렀음.


"다음 생에선, 부디 왕으로 태어나세요. 오라버니."


마츠카와가 고개를 숙여 쿨럭이는 오라버니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나서야 그 기침소리는 잠잠해졌음. 숨이 끊어진 제 오라버니의 평온한 얼굴을 보며 마츠카와는 기쁜건지, 슬픈건지 모를 이상한 표정을 짓겠지. 그리고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제 오라버니의 영혼과 같이 참 긴 길을 걸을거임. 


그렇게 마츠카와는 300년이란 영생을 누리면서 점점 무뎌져 가겠지. 한때 빛났던 여배우들의 싸늘한 영혼도, 부귀영화를 누리던 회장들의 영혼도, 권력을 위해 아득바득 살아가던 정치인들의 영혼도 모두 데려가 보았기에 삶과 죽음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깨닫게 됨. 그래도 저승사자란 직분 아래 전생에 보고 싶었던 곳, 쓰고 싶었던 것, 다 쓸수 있게 되니 마츠카와는 나름대로 이 일에 만족을 함. 하지만 외로운건 당연하겠지. 300년의 세월을 혼자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니까. 


개인적으로 덧붙이는거지만, 여기서 저승사자 마츠카와gs는 까만색 터틀넥에다 슬랙스, 거기다 까만색 코트, 그리고 스틸레토. 갓은 절대 빼먹지 않고. 그리고 입술엔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는데 그게 소름끼치게 잘 어울리겠지.




34.

다른 사람이 언제 죽을지 볼수 있는 마츠카와랑 타임리퍼 하나마키가 보고싶다.


마츠카와는 어릴때부터 사람이 죽을때가 보였음. 그런데 이게 직접적으로 보이는건 아니고, 본능적으로 들리는것처럼 어떤 사람을 보면 "아, 이 사람은 언제언제 죽겠구나." 하는거임. 이 능력 아닌 능력을 언제 깨달았냐면, 5살때 옆집에 사는 할머니 한분이 계셨는데 마츠카와가 무심코 부모님한테 "엄마, 왜 저 할머니는 내일모레까지 밖에 못 살아?" 라고 해버린거임. 그 할머니의 운명을 느끼고. 그걸 처음 들었을땐 마츠카와의 부모님은 별것 아닌것처럼 치부해버렸지만  정말 이틀 뒤 내일 모레, 그 할머니가 돌아가신거지.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 마츠카와에게 부모님은 그저 아무에게도 그런 걸 볼수 있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겠지. 유일한 외동아들이 사회에서 귀신 볼수 있다는 취급을 받는건 부모 입장으로썬 정말 두려웠으니까. 어린 마츠카와는 그땐 이해를 하지 못했겠지만, 커가면서 점점 자기에게 무슨 능력이 있는지 실감이 갔겠지. 


또 한번 일이 터진게 바로 초등학교 4학년때. 그때 마츠카와에겐 엄청 친했던 반친구가 한명있었는데 정말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때부터 친하게 지냈을 정도로 같이 부대끼고 지내던 친구였음. 가족들도 알고 지냈고, 정말 스스럼없이 대할수 있는 친구였는데 4학년 여름방학 바로 전날, 한껏 들뜬 기분에 방학엔 뭘 하고 지낼까 가방을 싸면서 그 애랑 떠들다 문득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하나 드는거지. "아, OO는 7월 29일에 죽는구나." 방긋방긋 자신에게 웃어주는 친구의 운명을 알게 된거임. 7월 29일은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머릿속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마츠카와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겠지. 이 목소리는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친구한테 사실대로 말해줄수도 없는게, 말해봤자 농담 말라고 웃어 넘길 뿐이었음. 지금 이 상황에서 마츠카와가 할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그저 그 목소리가 제발 한번만이라도 틀렸길 기도하는것 뿐임. 


"잇세이, 괜찮아?"

"어? 어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 제 친구의 말에 어린 마츠카와는 그저 웃어 줄수 밖에 없음.


그 뒤로 2주는 순식간에 지나가겠지. 2주 동안, 마츠카와는 설마, 설마 싶어서 매일매일을 거의 그 친구네 집에서 살듯이 지냄. 적어도 내가 같이 집안에만 있으면 죽을수는 없잖아. 놀이터에 가고 싶어도 꾸욱 참으며 집안에서만 놈. 날이 멀다 하고 그 친구네 집에서 자고 오고, 집에 있다하면 눈에 띄게 심하게 불안해하는 마츠카와의 부모님은 대략 무슨 상황인지 짐작이 가지만 그저 손을 놓고 있을수밖에 없었음. 그들이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마츠카와의 소원과는 달리 7월 29일은 순식간에 왔음. 그날 일어나자마자, 마츠카와는 헐레벌떡 집을 나서겠지. 아직 6시가 갓 지난, 어둑어둑한 시간이었지만 그런건 전부 상관없었고 친구의 집에 빨리 도착해야한다는 생각만이 있겠지.


여름이었지만 그래도 쌀쌀한 아침의 바람이 잠옷 사이로 새어들어오는게 얼얼하게 느껴지고, 폐 끝까지 숨이 턱턱 차올랐지만 마츠카와는 개의치 않고 계속 달렸음. 어린 마츠카와의 숨이 견뎌내질 못할 무렵, 드디어 눈앞에 친구의 집이 들어오겠지. 2차선 도로를 하나 두고. 야속하게도 신호등은 빨간색에 멈춰있는것 같았음. 발을 동동 굴러봐도, 차들은 쌩쌩 달리고, 멈출 생각을 하지 않겠지. 그러다 길 건너편에서 친구가 순간 보임. 손을 크게 흔들며 웃는 친구가.


그리고 그 순간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고, 마츠카와는 모든 걸 잊고 달려나감. 학교에서 배운대로 양옆을 보는건 전부 잊고, 그저 그 친구를 향해 달려가겠지. 그를 지키기 위해. 하지만 마츠카와가 순간 놓친건 그의 얼굴이 공포로 물드는 것과, 옆에서 급하게 달려나오는 트럭, 그리고 팔을 급하게 뻗는 친구. 그 순간만은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졌겠지. 시야가 붉게 물들고. 정신을 차렸을땐 마츠카와 자신은 길바닥에서 뒹굴고 있었고, 도로엔 피가 가득할것.


턱턱 고개를 돌렸을땐 피하고 싶은 현실을 마주했겠지. 떨리는 작은 동공은 무심하게 차갑게 식어버린 친구의 몸을 잡아낼것. 그리고 마츠카와의 머릿속엔 목소리가 울리지.


"내가 말했지? 죽을거라고."






그렇게 하나마키는 그날 밤, 옷 몇가지와 돈 조금을 든채로 집 밖을 나서젰지. 집안과의 관계를 꿈을 위해 아예 끊어버릴 각오를 하고 나왔지만 아직인 어린 하나마키에게 사회는 너무 어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