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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하나] 꽃이 다시 피어날때 0 슬슬 공기가 축축해지고 있었다. 갈색으로 변해가는 꽃잎들이 길거리를 온통 덮고 있었고, 그 꽃잎들이 원래 있었던 자리를 초록빛 나뭇잎들이 채워내고 있었다. 원래 꽃은 봄에만 살 수 있는 법. 그 이상 꽃이 버텨보려 한다면, 무시 못할 더위에 말라 죽거나 매서운 추위에 얼어 죽는다. 그래서 난 여름이 싫었다. 꽃이 피어나는건 좋았지만, 지는건 죽어도 싫었으니까. 한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던 존재가 검게 썩어들어가 길거리에 쓰레기 취급을 받으며 나뒹구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런데 지금, 봄이 지고 여름이 돌아오고 있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 없어. 여름이 되면, 꽃은 지고 마니까. 팔랑거리는 꽃잎 하나가 뺨에 살포시 내려 앉았다. 너와 똑 닮은 분홍빛 벚꽃잎이. 참 야속하게도 시간은 계속 흘러가네. .. 더보기
[오이쿠니] 흔적 *짝사랑 주의*네임버스 주의제1회 쿠니른 전력 "쿠니미쨩, 오늘도 수고했어~!""아, 네..." 어깨를 꽉 쥐고 지나가 버린 선배의 감촉이 마치 낙인이라도 남긴듯 얼얼하게 아파왔다. 손을 들어 슬쩍 매만져본 그 오른쪽 어깨엔 아직도 그의 흔적이 남겨져있는것 같았다. 아아, 오른쪽 어깨에 올려진 손에 괜스레 힘이 들어갔다. 언제나 활기차고 기분 좋아보이는 그의 목소리가 난 싫었다. 연습에 열중하다, 숨을 거칠게 들이쉬며 오르락 내리락하는 그의 몸이 싫었다. 어쩌다 블로킹이 잘 들어갔다 싶으면 잔뜩 칭찬을 해주며 내 머리를 헝클어 뜨려주는 그의 길쭉한 손가락은 더더욱 싫었다.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그의 미소가 너무나도 싫어 미쳐버릴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그를 좋아할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 더보기
[마츠하나] 거지같은 생일이다 나카님이 여신 하나른 생일 합작에 글 부문으로 참가 했습니다! 따르릉~!!! 귓전을 때리는 높은 옥타브의 알람소리. 벌써 다섯번째 울리는 알람을 하나마키는 귀찮다는듯이 눈을 감은채 대충 껐다. 자...잠깐, 다섯번째...? 망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올려 본 시계의 분침은 야속하게도 40분이 훌쩍 넘어있었다. 설마, 싶어 눈을 비비기도 꿈뻑여 보기도 했지만, 초침이 틱틱 움직이는건 변하지가 않았다. 어젯밤 늦게 본 드라마가 화근이었다. 오이카와 녀석이 추천해줘서 한편만 본다는게 한 시즌을 끝내고 4시가 훌쩍 넘어 노트북을 껐으니까. 아오... 내가 미쳤지, 미쳤어. 뒤통수를 벅벅 긁으며 침대에서 나서려는데, 순간 발에 이불이 걸려 얼굴을 바닥에 시원하게 박고 말았다. 아픔보단 재수가 옴 붙었다는 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