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계정에서 썼던 글 백업
*고등학생 하나마키, 유부남 마츠카와
*약 19금 주의
츕- 츄릅-… 흣… 으응-
빨간 불빛이 두 연인의 몸을 야하게 비췄다. 못 쓰게 될정도로 구겨져 있는 셔츠는 서서히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외설적인 정사의 소리가 둘만 있는 방에 울려퍼지는게 어떻게 또 묘한 분위기를 불러일으켰다. 숨소리 하나하나가 확성 된듯 귓가에 똑똑히 새겨졌다. 꿀꺽, 은근한 소리와 눈빛이 섞여 새로운 감정을 빚어냈다.
질척한 혀로 입속 모든 곳을 정복해 나가듯이 휘감아 올렸다. 흥분과 쾌락에 핏줄이 툭 불거진 손은 애가 타는지, 소년은 애꿎은 제 애인의 등만 꽈악 붙잡고 있었다. 첫 키스는 레몬 맛이라던데. 이 어린 애인과 나누는 몇십번째의 키스는 이제 상큼한 맛은 커녕 씁쓸한 뒷맛만을 남기고 있었다. 숨이 서서히 가빠오는게 느껴져서야 츕- 외설적인 소리를 내며 입술을 떼어냈다. 조명 아래, 반짝이는 타액이 두 연인을 아슬아슬하게 이어주고 있었다. 마치 그들의 관계처럼. 숨이 많이 가빴는지, 양 볼이 진한 분홍색으로 물들고, 빛나던 두 눈동자는 초점없이 쾌락에 풀려있었다. 정신을 잠깐 놓은채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 그 시선이 느껴졌는지, 소년의 입꼬리가 장난스레 올라갔다.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표정이라니. 미쳤나보네.
“흐응- 마츠상 벌써 식어버린건 아니겠죠-? 이래서 아저씨들은 싫다니까.”
“…내일 살아있고 싶으면 얌전히 있는게 좋을텐데.”
입술 사이를 비집고 나온 새빨간 혀가 느릿하게 아랫입술을 핥았다. 누가 봐도 유혹의 행위에 어이가 없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해서 한껏 괴롭힐 심상으로 히로의 어깨를 잡고 침대 위로 넘어뜨렸다. 순간 흔들리는 눈동자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내 이해한다는 듯이 느리게 눈이 감겼다. 단추가 잠겨 있는 그의 교복 셔츠를 단숨에 찢어버렸다. 아아, 더 이상 돌아올수 없는 길을 건너버렸다. 마치 금단의 함을 열어버린 어리석은 여자였던 판도라처럼, 금단의 행위를 취하는건 사실 생각보다 더 흥분되었다. 분명 판도라도 이러지 않았을까. 답답하게 목을 죄어오는 양복 넥타이를 대충 풀어 그의 두 손목을 단단히 묶어버렸다. 순간 눈이 마주쳤다. 위로 치켜뜬 눈과 아래로 내려다 보는 눈. 뜨거운 감정들이 허공에서 불타올랐다.
아직 소년 티를 채 벗지 못한 새하얀 피부가 어느 때 보다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저기를 물어버리면 빨갛게 자국이 남겠지. 살짝 간을 보듯 혀를 내밀어 목덜미를 핥아 올리니 낮은 신음 소리가 하나마키의 잇새로 빠져나왔다. 만족스러운 반응에 꾸물거리지 않고 바로 그 자리를 빨아 올렸더니 새빨간 꽃이 그 자리에 피어났다. 이번엔 뭘 해볼까. 송곳니를 콱, 박아 넣으니 놀랐는지 높은 교성 소리가 하나마키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츄릅, 츕. 아까보다 더욱 적나라한 정사 소리가 방안에 스며들었다. 전에 요망하게 꼬리를 흔들었던 애인이 어딘가 아니꼬워 일부러 이렇게 애타는 키스마크만 아슬아슬하게 가슴 부근에만 남겨 놓으니 애가 타는지 바즈락거리며 더욱더 몸을 꿈틀거렸다. 마…마츠- 빨리… 빨리… 흣-
잇새로 아찔하게 새어나오는 신음은 정복심을, 구겨진 셔츠 사이로 붉게 달아오른 흰 피부는 가학심을, 눈물 맺힌 눈꼬리와 쾌락에 풀린 동공은 성욕을 불러 일으킨다.
아아, 슬슬 시동 걸어볼까.
그때, 휴대폰의 액정이 빛나며 익숙한 벨소리가 울렸다. 전화 벨소리.
산산히 깨져버린 분위기에 짜증이 나 아예 꺼버릴 심산으로 집어든 폰 액정에선 ‘아내’란 발신인 이름이 빛나고 있었다. 망할.
“으음, 에이코.”
“오늘도 늦어요?”
“아, 그럴것 같아. 업무가 좀- 밀려서.” 입술을 깨문채 고개를 홱 돌려버린 하나마키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래요.”
“먼저 자. 좀 늦을 것 같으니까.”
“네, 무리하지 마세요.”
“응. 걱정 마.”
대화가 끝날 기미가 보이자마자 급하게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예 전화를 꺼버리고,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카펫 위로 내팽겨쳤다. 어딘가 기분이 급해져, 서두른 채로 다시 애무에 정신을 팔았다.
“…흐읏, 아저씨.”
방금까지 자신이 맞대고 있던 작은 입술이 꼬물거렸다.
“음…?”
“아저씨는 내가 좋아요, 아님 와이프가 더 좋아요?”
이게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그건 또 왜.”
“그냥요.”
“…네가 더 좋아.”
“이름 불러줘요.”
“히로. 타카히로. 너만을 사랑한다고.”
“…”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하나마키는 수수께끼 같은 미소를 품고 있었다. 열아홉살 어린 애인은 모든 걸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사랑해요, 마츠카와 아저씨.]
우리의 관계는 절대 끊을수 없는 실처럼 구역질나게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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